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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걷다
나무를 바라보는 동물의 오후
정글같은 느낌의 마당... 안으로 들어가면 심지어 아마존이 있다. 추석에 누나 집에 내려가 마당 한켠에 자리를 펴고 뒹굴거렸다. 볕 좋고 바람 시원한 오후였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많아서 모로 누워 한참 그 나무들을 바라봤다. 비슷비슷한 이파리들을 수백 개쯤 틔운 몸으로 여전히 하늘을 향해 맹렬히 뻗어가는 그 생명의 기세에 질릴 정도였다. 처음에는 조금 경이로운 생각이 들었다. 저이가 뿌리내린 작은 토양에서 약간의 양분 공급만으로 저렇게 거대한 생명체가 운영될 수 있다는 사실이. 하지만 나무 마디마디를 가만히 살펴보는 와중에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생명활동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일종의 ‘반복'이었다. DNA에 각인된 매뉴얼에 따라 특정한 온도와 수분이 주어지면 똑같은 생산을 반복하는 것이다. 개별 이파리..
■ [ 일상을 걷다 ]/깨어있기
2015. 9. 26.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