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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걷다
혼자서 느리게 걷기
일곱 살쯤 먹었을 때였나. 유치원에서 학예회를 하던 날이었다.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한테 하얀 면티와 하얀 바지를 맞춰 입고 오라고 얘기를 했다. 그날 유치원에 가니 모든 애들이 하얗게 옷을 맞춰 입고 왔는데, 나만 깜빡 잊고 노란 티에 파란 반바지를 입고 갔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혼자 다른 복장에 당혹스러웠던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다. 비슷한 일들이 학창 시절 내내 이어졌다. 중학교에 입학하고서는 담임선생님이 학생증에 들어갈 증명사진을 가져오라고 여러 차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만 마지막 날까지 흘려듣고서는 당일날 아침에 부랴부랴 준비한다는 것이, 웃기게도 초등학교 졸업앨범에 있는 사진을 가위로 오려갔다. 그 종이 쪼가리를 들고 선생님이 얼마나 어이없어 했는지. 어쨌..
■ [ 일상을 걷다 ]/깨어있기
2015. 6. 8.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