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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걷다
정철이가 남긴 약속
전화를 받은 것은 말년휴가 복귀 이틀 전이었다. 그 해 무더운 여름, 나는 정동의 어느 벤치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진동이 울렸다. 혁재였다. 평소같이 까불대는 목소리를 기대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목소리가 전혀 다르다. 순간 화면에 뜬 이름을 다시 확인했다. 이 놈 맞나? 뭐냐 너, 하며 나는 웃었는데 녀석은 여전히 마른 목소리였다. 순간 안 좋은 느낌이 있었다. 잠깐 우리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혁재가 머뭇대며 한 친구의 이름을 말했다. 정철이가 순간 떠들썩한 거리의 소음과 행인들의 바쁜 발걸음이 의식 속에서 흐릿해졌다. 한동안 우리는 옅은 핸드폰의 잡음만을 들으며 침묵을 지켰다. 정철이가... 어쨌다구? 녀석에 대해 근래 들어왔던 몇 가지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사람 마음을 읽을..
■ [ 일상을 걷다 ]/깨어있기
2013. 7. 5. 12:01